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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FF28_두 손 모아, 간절히_두 번째 날

영화제를 앞두고 가장 많이 하는 일은 일기예보 검색이다. 예측 모델은 보통 열흘 남짓의 기상을 제공한다. 들락거리며 소원한다 딱 삼 일만 비가 오지 않기를. 악독한 더위도, 낯짝 없는 모기도 두렵지만, 계획을 모두 헝클어트리는 비에는 견줄 수 없다. 개막이 다가올수록 빈도는 잦아진다. 주초부터 주말 비 예보가 생겼고, 하루에도 몇 번이고 양손을 감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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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비메탈성 호우와 너울성 파도주의보 방송이 울리는 정동진 아침은 요가 소년이 열었다. 올해 처음으로 시도하는 요가 프로그램으로 정동초등학교 강당에 모여 여름내 지친 몸을 풀어주고, 마음의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진행됐다. 단숨에 선착순 마감된 인기를 증명하듯 정동진독립영화제 기준으로는 조금 이른 오전 11시임에도 스무 명이 모두 늦지 않고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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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숙련도를 고려해 모두 함께 할 수 있는 난이도로 진행된 수업은 예정된 시간을 넘겨 종료됐다. 요가 소년은 내년에도 불러주시면 꼭 오겠다는 약속을 남겼고, 참가자들은 시작보다 말간 얼굴로 해사하게 흩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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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기점으로 잠시 소강상태였던 비가 다시 내렸다. 운동장이 젖다 못해 진창이 되고, 상영이 가능한지, 비는 언제까지 예정되어 있는지, 안전 문제는 없는지, 상영한다면 관객 수는 몇 명이 가능한지 여러 논의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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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고 끝에 유례없는 운동장과 강당 동시 상영이 결정됐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인원대로 입장을 받는다면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가 대두됐고, 입장객 수 제한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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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당에 스크린을 설치하고, 예비로 두었던 영사기를 실내로 들여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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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많은 관객을 만나고 싶다는 마음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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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행사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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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지는 사람이 없기를 바라며 부스를 정비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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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 상영이 문제없는지도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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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당에 있던 의자를 꺼내 와서 더 많은 야외 객석을 확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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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어 있던 의자는 물기를 닦아내고, 강당 의자는 먼지를 훔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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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를 기다리는 마음, 특별한 여름밤을 기대하는 마음이 어떤 것인지 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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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없는 오후가 지나고, 비로소 관객 입장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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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과 비 그리고 눈물이 구분되지 않는 밤이 되었고, 다사다난했던 정동진독립영화제 둘째 날의 상영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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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의 노래에서 시작해서 억눌렸던 감정을 뿜어내는 <치킨런>, 일상의 사물들을 보다 다정하게 바라볼 수 있는 시선을 주는 애니메이션 <건전지 할머니>, 마주하게 되는 거대한 슬픔과 애도의 유효기간에 대해 다시 살피게 되는 <반>, 겉과 속이 같은 청과 토마토로 하는 사보타주 그리고 연대의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 <토마토 던지기>, 우리의 선의가 오용되지 않기를 응원하게 되는 <하얀 양말>까지 두 번째 날 첫 상영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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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 후에는 <치킨런>의 육상필 감독과 배성호, 강채윤 배우, <건전지 할머니>의 전승배 감독, <반>의 조주상 감독, <토마토 던지기>의 홍은솔 감독, <하얀 양말>의 김민지 감독과 김나윤, 서주아, 전서빈 배우가 무대에 올라 관객과의 대화가 이어졌다. 진행은 조계영 필앤플랜 대표가 맡았다. 


운동장과 강당의 상영 시작 시간에 10분의 시차를 뒀다. 상영이 끝나면 운동장에서 먼저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하고, 이동해서 강당에서도 관객을 만났다. 보다 많은 관객과 눈 맞추기 위해 상영 회차당 두 번의 GV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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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런>의 배우들에게는 팔다리가 치킨이 되는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의 느낌에 대한 질문이 향했다. 진원 역의 배성호 배우는 처음 읽었을 때 어이가 없었지만, 신체 변이가 왜 생겼고 무엇을 의미하는지 계속 생각했다고 한다. 살펴보니 자신에게도 비슷한 것이 있었구나 싶었다며 관객들에게도 치킨이 된 부분이 있다면 얼른 떼어내시길 바란다는 인사를 남겼다. 미영 역의 강채윤 배우는 오디션을 준비할 때의 상상을 들려줬다. 너무 사랑했던 사람에게 갑자기 잠수 이별을 당한 미영은 그 사람을 다시 마주했을 때 진원과 다르게 겉으로는 치킨이 되어 있지 않았겠지만, 심장이 치킨이 되어 있었을 것 같다고 한다. 진원을 다시 보자 조금씩 심장이 뛰기 시작했을 것이고, 헤어진 뒤에는 자기 삶으로 다시 뛰어가지 않았을까 생각했다며 작품에 진심으로 임했다고 말했다. 육상필 감독은 엔딩 크레딧에 흐르는 곡 「치킨런」에서 출발한 작품이라고 밝혔다.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의 노래를 좋아해 언젠가 극화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 품고 있었고, 좋은 동료들을 만나 작업하면서 청년 세대가 통과하는 시대상을 함께 담을 수 있겠다 싶어 가사의 모티브를 가져와 제작하게 됐다고 들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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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지 아빠, 엄마에 이어 할머니까지 이어온 전승배 감독은 시리즈의 다음을 묻는 말에 답했다. 엄마와 아빠 이야기를 만들고 나서 다음은 누구일지 고민하다 할머니와의 추억이 많아 할머니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작업을 하며 아이들을 부모님께 많이 맡겼던 미안한 마음도 있었다고 한다. 할머니들에게 어떤 사랑의 에너지를 드릴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다음 작품은 <건전지 가족>으로, 건전지 가족이 어떻게 탄생했는지를 다루는 프리퀄에 해당하는 이야기가 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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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의 조주상 감독은 내가 참사의 희생자라면 어떨까를 생각해 봤다고 운을 뗐다.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와서 써주는 글을 읽고 건네주는 것들을 받으며, 나는 이미 죽었으니 오히려 살아 있는 사람들을 위로하고 싶을 것 같다는 생각을 담아 만들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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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양말>의 김민지 감독은 고등학교 1학년 때 집으로 가는 길에 모르는 남자를 만났던 경험에서 출발했다고. 영화로 만들겠다고 마음먹고 주변에 피드백을 구했을 때 자신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여럿 돌아왔고, 어쩌면 나만의 이야기가 아닐 수도 있겠다, 비슷한 경험을 가진 수많은 아이의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영화를 만들었다고 한다. ‘감귤 소녀’ 서주아 배우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하려니 무릎도 이빨도 떨렸다는 소감, ‘핑크 공주’ 전서빈 배우는 야외 상영에서는 말도 제대로 못 했는데 강당에서는 조금 덜 떨린다는 이야기, ‘양말을 벗어준’ 김나윤 배우는 갑작스러운 비로 추워져서 몸이 방망이처럼 떨렸는데 안은 따뜻해서 덜 떨린다는 말에 객석에서 웃음이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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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를 마친 뒤에는 무대에 오른 감독과 배우가 모두 함께 포토콜을 가졌다. 좌측과 가운데, 저 멀리 우측 객석까지 차례로 향하며 손을 흔들고 하트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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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이슬비가 흩날리고, 입추라도 기다린 듯 떨어진 기온에도 관객들은 안팎의 객석을 지켰고, 두 번째 상영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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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 후에는 <위도 37.5도>의 문유진 감독과 김송은 배우, <연근>의 황은서 감독, <해질무렵>의 김소연 감독, <영성체>의 오유경 감독과 송승훈 라인PD, 한민희 음악감독이 무대에 올라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했다. 이란희 작품 선정위원은 이번 섹션의 작품들이 모두 보편적인 이야기를 아주 독특한 방식으로 풀어냈다는 소개와 더불어 각 작품의 출발점을 묻는 말로 대화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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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시경을 통한 새로운 소통, 낯선 세계 감각을 상상하는 <위도 37.5도>의 문유진 감독은 자신이 주인공처럼 배가 자주 아픈 편이라고 했다. 복통이 절정이던 시기는 재수 시절이었다. 모두가 꾀병이라고 할 때 재수학원 앞 내과 의사 선생님만이 이 병은 재수가 끝나면 나을 거라고 유일하게 알아줬다. 10년 뒤 처음으로 내시경을 받으며 그분을 떠올리다 만든 영화라고 설명해 줬다. 위가 제2의 뇌라는 말도 있듯 위장에도 우리가 모르는 새로운 세계가 있지 않을까 상상하며 위장과 우주를 결합한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문유진 감독은 정동진에 온 기념으로 위와 대장 내시경을 받았다며 관객들도 검진받고 건강하게 지내시길 바란다고도 했다.

민아를 연기한 김송은 배우에게는 위내시경을 통해 사랑에 빠지는 심리를 어떻게 분석했는지 묻는 질문이 전달됐다. 말하지 않아도 내 마음속 깊은 곳까지 알아주는, 사실만을 이야기하면서도 둘이 통하는 순간이 있다고 믿는다는 답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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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사로운 그림체와 가족들의 목소리가 감동을 더 하는 애니메이션 <연근>의 황은서 감독은 할아버지의 기억 속 가장 오래되고 소중한 추억을 꺼내 들여다보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최근 할아버지의 인지 능력이 무뎌지면서 기억 속에 구멍이 생겨나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은 데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연근에 난 구멍들은 식물의 부력을 유지해 주면서 동시에 연꽃에 영양분을 흘려보내기 위해 존재한다고 하는데, 그 모습이 평생 자식과 손녀를 위해 헌신하고 모든 것을 양보해 온 할아버지를 닮았다고 생각해 할아버지와 연근을 토대로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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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적 촬영과 접근으로 완성한 극영화 <해질 무렵>의 김소연 감독은 두 동생이 성인이 되어 집을 나서면서 홀로 남을 어머니를 떠올린 데서 출발했다고 한다. 엄마는 혼자 집에서 무엇을 할까 생각하다 엄마의 엄마인 할머니까지 떠올랐고, 그들을 담은 영화를 만들고 싶어졌다. 영화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배우다. 등장하는 배우는 자신의 실제 어머니와 할머니라고 밝혔다. 처음부터는 아니었지만, 시나리오를 쓰다 진짜 두 사람과 작업해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작에서도 비전문 배우이자 가족과 작업했던 터라 이번에도 도전해보자는 마음이었음을 들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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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이라는 보편 소재를 낯설게 다루는 <영성체>의 오유경 감독은 10년쯤 전에 첫 장면 하나만 써두고, 폴더에 묻어둔 이야기였다고 말했다. 한 아이가 친구들의 괴롭힘으로 갯강구를 삼키고 목소리를 잃는다는 장면이었다. 이후 인생의 전환점을 겪으며 든 생각과 맞물려 다시 쓰게 됐다고 한다. 스물넷에서 스물다섯으로 넘어가던 시기, 스물넷의 내가 스물다섯의 나를 밀어주고 퇴장한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그 감각을 <영성체>에 녹여내려 했다고 전했다.

촬영이 많았던 <영성체>의 송승훈 라인 PD는 지난해 한여름 부안에서 촬영이 진행돼 모두가 더위에 고생했다고 회상했다. 갯강구 채집을 담당했는데, 한 마리를 놓고 액션을 찍은 뒤 다시 찍으려면 또 놓아야 해서 필요한 양이 계속 늘었다. 결국 잡아둔 갯강구가 모두 소진되자 감독이 통을 다시 채워 달라고 했고, 주민들에게 수소문해 미션을 완수했다는 무용담을 들려줘 객석의 박수를 받았다. 

한민희 음악감독은 영화의 첫 이미지와 마지막 이미지의 바다가 무척 좋았다고 말했다. 시원하게 부서지는 파도처럼 영화 전반에 바다 내음이 나게 하고 싶었다. 사운드가 그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았고, 갯강구 나레이션의 까끌까끌한 소리가 음악과 어우러져 바다 내음이 더해질 수 있도록 신경을 썼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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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날의 마지막 상영은 서로 다른 욕망과 각각의 방법으로 살아내던 가족 구성원이 병환과 돌봄으로 인해 겹치게 되는 이야기를 유쾌하고도 시큰하게 그린 <철들 무렵>과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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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 후에는 <철들 무렵>의 정승오 감독과 기주봉, 양말복, 하윤경 배우가 무대에 올라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했고, 마이크는 김진유 정동진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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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오 감독은 2016년 단편 <새들이 돌아오는 시간>으로 정동진을 처음 찾았을 때 받은 용기와 에너지를 잊지 못해 다시 오고 싶다는 마음을 계속 품고 있었다며 인사했다. <이장>(2019)도 출품했다가 떨어져 이제는 정동진에 못 오는구나 싶었는데, 두 번째 장편으로 다시 오게 돼 영광스럽고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궂은 날씨에 늦은 시간까지 자리를 지켜준 관객들에 대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기주봉 배우는 오면서 가을을 느꼈다며, 비가 오지만 날씨도 참 좋고 이런 자리가 보기 좋다고 인사했다. 양말복 배우는 밖에 비도 오고 추운데 와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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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만든 계기를 묻는 질문에 정승오 감독은 <경아의 딸>(2022)의 프로듀서였는데 크랭크업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때에 아버지의 병환이 깊어졌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작업과 생계와 부양을 동시에 해야 하는 시간이 이어지며 많은 것들이 쌓였고, 이를 어떻게든 풀어야겠다는 생각에 일기처럼 써보던 작업이 <철들 무렵>으로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함께 연기한 소감에 하윤경 배우는 오늘까지 네 번쯤 영화를 봤는데 볼 때마다 선생님들의 연기에 감탄한다고 답했다. 정말 존경하는 분들과 같이 연기할 수 있는 것만으로 영광인데 영화제까지 함께 다닐 수 있어 행복하다며 아름다운 밤이라고 덧붙였다. 양말복 배우는 하윤경 배우와의 케미가 괜찮았느냐고 객석에 되물으며, 앞으로도 계속 엄마와 딸로 나올 수 있게 잘 어울린다고 말해달라고 부탁해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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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석에서는 배우들에게 가족이란 어떤 의미인지 묻는 질문이 나왔다. 하윤경 배우는 가장 쉬우면서도 어려운 존재라고 답했다. 내가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때로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겠는 것이 가족이고, 계속 철이 들어가며 가족을 알아가고 싶지만 끝내 해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그럼에도 철이 들고 싶은 마음처럼 결국엔 알아내고 싶은 관계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다. 기주봉 배우는 가족에서 시작해 점점 넓어지는 거라고. 가족이 있으면 그다음에 또 가족으로 생각할 수 있는 사람들이 생기고, 인류애라는 것도 결국 나 하나에서 시작해 한 가족만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넓어지는 게 아닐까 다시 질문하며 마무리했다. 양말복 배우는 한 공간 안에서 많은 것을 보고 나눠야 하는 사람들이라고 답했다. 꼭 피를 나눈 사이라는 의미보다는, 어떤 방식으로 만났던 사람이 만나 사랑해서 가족을 이루는 것이니 첫 마음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그렇지 않으면 이상하게 얽히고 지긋지긋해지는 느낌이 드는 게 가족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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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인사에서는 9월 16일 개봉 소식이 전해졌다. 양말복 배우는 정승오 감독에게 목표를 물었더니 만 명만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며 하윤경 배우와 기주봉 배우가 있는데 만 명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다고 말해 객석의 웃음과 박수를 받았다. 기주봉 배우는 많이 봐주셔야 좋은 작품을 다시 할 수 있다며 도와달라고 청했다. 하윤경 배우는 영화가 재미있었기를 바라고,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봐주고 늦은 시간까지 자리를 지켜줘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인사로 자리가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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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진독립영화제를 기다렸던 관객에게도, 짧고 긴 시간 동안 영화제를 지켜온 사람들에게도 가장 힘들었던 날이 지났다. 영화제가 알려지고, 규모가 커지고, 찾아와 주는 많은 사람이 생겼다. 첫 시작의 마음을 정확히 알 수는 없다. 너와 나의 시간이 스크린을 앞에 두고 잠시 닮기를 바란다. 빛이 흩어지는 속도로 감상이 달라진다고 하여도 반짝이는 눈빛과 무방비로 터져 나오는 웃음을 함께 하는 순간을 위해 한 해를 준비한다. 찰나가 모든 기억을 미화한다. 보다 좋은 방법이 무엇인지 찾아가는 중이다. 아직 정확히는 알지 못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독립영화를 앞에 두고 오래 함께 기쁠 수 있기를 원한다. 흔들린 적 없는 마음이다.



정리 / 김민범

사진 / 강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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