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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FF27_일 년 뒤 여름에게_마지막 날


정동진에는 한 해를 건너 내년 여름에 다다라야 발송되는 우체국이 있다. ‘정동진 별밤우체국’. 내일은 모르겠고, 구월을 장담할 수는 없다. 온 세상이 푸르고, 더위가 한가득인데 어느 날엔 여기가 흰 눈으로 뒤덮일지도 모른다니. 작년에는 십일월까지 더웠는데. 내년에도 얼마 간은 벚꽃이 세계를 지배할 테다. 복숭아, 수박, 감자, 옥수수, 꽃게, 대하, 사과, 꼬막, 딸기, 귤, 과메기, 달래, 쑥, 냉이, 주꾸미, 두릅 건너 다시 수박과 복숭아의 시절이 와야 오늘의 안부가 내년에 도착한다. 2025년 8월 3일, 정동진의 여름은 어땠을까. (실제 정동진 별밤우체국에는 즉시 발송도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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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를 머금은 난층운이 몰려들고, 예상 없던 비가 오후 일기예보에 올라왔다. 혹시 모를 실내 상영에 대비하며 비가 와도 상영에 문제없도록 곳곳을 방비하며 오후를 보냈다. 상영에 가까워져 오자 부슬비가 내리기 시작했으나 곳곳에서 모여드는 영화를 향한 마음은 멈출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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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폐막일 아홉 편의 영화를 마주하기 전, 둘째 날 땡그랑동전상의 수상이 있었다. 4,112개의 동전, 상금 738,800원을 받게 된 영화는 엄하늘 감독의 <너와 나의 5분>이었다. 어제 마지막 상영이었는데 많은 분이 남아 같이 웃기도 하고, 안타까워하기도 하는 모습을 보면서 행복했다는 말로 엄하늘 감독은 소감을 시작했다. 올해가 27회로 알고 있는데 28회, 29회, 30회, 50회까지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감사하다고, 감사하다고 촉촉해진 목소리로 인사했다. 김진유 집행위원장은 옆에서 봤는데 눈물이 글썽였다고 실시간으로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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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유 집행위원장은 올해 강릉시네마떼끄에 대한 강릉시 보조금은 전액 삭감됐고, 영화제는 7천만 원이 줄어든 상황이라며 쾌적한 내년 영화제와 건강한 강릉시네마테크를 위해 후원을 부탁했다. 이어 삼 일 동안 상영을 책임져 준 ‘한국영상자료원’, 사운드를 담당한 ‘사운드 메이트’, 수어 통역의 ‘코다피플’, 스크린 문자 통역을 진행해 준 ‘AUD’, 안전 관리를 통해 질서 있는 영화제를 만들어 준 ‘LBK’, 예산 삭감된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후원해 준 ‘카카오뱅크’, 각 분야에서 영화제 운영을 위해 노력해 준 강릉시네마떼끄 회원, 자원활동가, 스태프를 차례로 호명하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정동초등학교는 유학이 가능한 학교로 정동진독립영화제와 정동진이라는 동네 자체가 마음에 들었다면 내년 유학을 고려해 보시라는 광고도 덧붙였다.


 * 웹데일리에서만 전하는 LBK와 코다피플의 제27회 정동진독립영화제 참여 소감. LBK는 관객의 안전을 살피는 데 집중하기에 영화를 유심히 관람하기는 어렵지만, 망중한에 본 모든 영화가 마음에 와닿았기에 ‘땡그랑동전상’ 투표에도 참여했다는 비화를 전했다. 한편 코다피플은 어느새 정동진독립영화제에 초대받는 것이 아니라 영화제를 같이 만들어가는 느낌을 받고 있다며, 올해는 농접근권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는 데 더불어 농사회 안에서 ‘우리 영화제’의 모객을 고민하는 자신들을 발견한 해였음을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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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관객 수는 11,359명, 둘째 날 관객 수는 11,901명으로 23,260명이 이틀 동안 정동진독립영화제를 찾았다. 관객 수를 접하고 너무 좋아서 마음이 복잡했다는 말을 전하는 김진유 진행위원장의 목소리도 물기에 젖어 가늘게 떨렸다. 영화 상영 후에는 객석에서 폐막식 대신 단체 사진을 찍으니, 끝까지 남아서 함께 해달라는 당부를 마지막으로 쑥불을 헤치고, 영사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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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물일곱 번째 정동진독립영화제 마지막 날 상영을 연 네 편의 영화는 다음과 같다. 반려견 최초코의 가출로 인해 벌어지는 세 모녀의 코믹 가족 소동극이자 정동진독립영화제 제작지원작 <초코의 가출>, 외계의 전파를 듣는 동재의 좋아하는 마음과 이를 지켜주는 사람들을 담아낸 <엑스트라 오디너리>, 무서운 이야기의 이면을 상상하며 상처 입은 이들을 어루만지는 알고 보면 다정한 이야기 <괴담제조부 OT 영상>, 시나리오 위의 영화가 실시간으로 수정되며 어디로 향할지 예측하기를 멈추게 되는 <근본 없는 영화>가 부슬비가 내리는 정동초등학교에서 관객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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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상영 후 진행된 대화에는 민용근 감독의 진행으로 <초코의 가출>의 순미경 감독, 김운교 배우, 김리예 배우, 안민영 배우 그리고 초코를 연기한 푸들 한강, <엑스트라 오디너리>의 김지원 감독, 민동혁 배우, <괴담제조부 OT영상>의 김영준 감독, 한상경 배우, 김상철 배우, <근본 없는 영화>의 박윤우 감독, 이유준 배우, 구희서 배우, 허자영 PD이자 작가가 조금 짙어진 빗발을 뚫고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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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의 가출> 순미경 감독은 정동진독립영화제에서 제작지원을 받아 작품을 만들면서 오늘만을 기다렸다며 오늘 다 같이 볼 수 있어 행복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박하를 연기한 김운교 배우는 비가 오지만, 가랑비에 옷 젖듯 <초코의 가출>에 젖어들면 좋겠다는 말을 남겼다. 진화를 연기한 김리예 배우는 영화인들이 정동진독립영화제를 왜 사랑하는지 알겠다며 함께 즐기자고 했다. 감성 시인 허숙희라고 본인을 소개한 안민영 배우는 낭만적인 영화제에 온다고 차려입어서 우비를 입을 수 없었다며 끝까지 함께 해주시고 나갈 때는 초코가 땡그랑동전상 너무 받고 싶어 했다고 투표를 부탁했다.

<엑스트라 오디너리> 김지원 감독은 작년 8월 3일에는 촬영 중이었는데 정동진독립영화제에 올 줄 몰랐다며 진심으로 감사를 전했다. 민동혁 배우는 본인이 연기한 동재처럼 함께 있는 모든 관객이 믿음과 신념을 잃지 않고 모든 일이 잘 되기를 기원했다.

<괴담제조부 OT영상>의 김영준 감독은 영화 봐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는 겸손한 소감을 전했고, 한산경 배우와 김상철 배우도 정동초등학교에서 함께 영화 볼 수 있어서 기쁘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근본 없는 영화>를 연출한 박윤우 감독은 시나리오 작가가 영화 속 악당 감독의 말투를 자신을 모티브로 했다며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 이렇게 치부를 드러내야 하나 고민했다고 했다. 오늘 이렇게 많이 오셔서 웃어주시니 만들기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아들 역을 연기한 이유진 배우는 뉴스에서 비가 온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많이 와주셔서 기쁘고 행복하다고 정동초에서 자신이 나온 장면을 봐서 신기하다고 해맑게 답했다. 구희서 배우는 오늘 다 같이 영화 봐주신 분들 모두 2025년 좋은 일만 생길 거라고 덕담한 후 관객들과 ‘정동진’으로 호응을 주고받으며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허자영 프로듀서이자 작가는 기획 단계에서 관객이 가장 많이 오는 영화제에서 박윤우 감독의 치부를 드러내고 싶었는데 정동진독립영화제에 와서 성공이라고 전했고, 함께 웃고 즐기면서 볼 수 있어서 즐거웠다며 자신에게 매몰되지 않고 재밌는 영화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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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나의 관객 질문은 참석자 각자에게 영화는 무엇인지 물었다. 각 작품의 감독들이 대표로 답변 했는데 <초코의 가출> 순미경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길고, 많은 대사로 극을 이끌어 가봤는데 평소 말이 많지 않은 자신을 다른 방식으로 표현해 볼 수 있는 매번 새로운 경험이라고 전했다. <엑스트라 오디너리>의 김지원 감독은 영화는 자신에게 너무너무 재밌고, 어렵고, 더 잘하고 싶은 동경이라 말했다. <괴담제조부 OT영상>의 김영준 감독은 영화는 짝사랑 같다고, 자신은 직장인인데 적금을 깨서 휴가 때 영화를 만든다고, 지금 비 오는 광경이 너무나 소중하고 특별해서 죽을 때까지 잊지 않을 거라 답을 건넸다. <근본 없는 영화>의 박윤우 감독도 아버지 사업이 망해서 7, 8년 직장을 다녔다고, 어느 날 퇴근해서 평소 좋아하던 작품성 있는 영화를 보려고 했는데 힘들었다며 다 함께 재밌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는데 오늘 웃음소리 들으면서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관객에게 감사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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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그랑동전상을 위한 마지막 구애에서 <근본 없는 영화>의 박윤우 감독은 서른이 훌쩍 넘어가니 재테크를 해야 한다는, 주식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투자했다가 많지도 않은 돈을 잃었다는 말로 시작했다. 주식을 하면서 배운 게 있다면 오를 때 사고, 내릴 때 팔라는 원칙이라고, 한국 영화가 위기라는 말이 많지만, 지금은 위기가 아니라 저점이라고 생각한다며 지금 한국 영화를 사야 하고, <근본 없는 영화>도 지금이 저점이기에 많이 사달라는 말을 남겼다. <괴담제조부 OT영상>의 김영준 감독은 노래 <비와 당신>을 개사한 노래를 준비한 듯했으나 긴장된 나머지 짧게 갈무리하며 감사하다고 했다. <엑스트라 오디너리>의 민동혁 배우는 모든 분이 빛나는 믿음과 신념 잃지 마시고, 한 해 잘 마무리 하시기를 바란다며 큰 절을 김지원 감독과 함께 올렸다. <초코의 가출> 안민영 배우는 ‘땡그랑 한 푼~ 땡그랑 두 푼 벙어리 저금통이 아이고 무거워~’ 노래를 부르며 본인이 쓴 모자가 크다고 많이 부탁드린다고, 구걸 맞다고 농담을 던졌다. 순미경 감독은 영화에서는 ‘초코 없어요?’라고 물었지만, 오늘은 초코가 있다며 갈색 푸들인 한강 배우를 깜짝 등장시켜 관객들의 이목을 모았다. 짧지만, 굵었던 관객과의 대화는 한강 배우의 귀여움과 함께 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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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화가 진행되며 빗줄기가 다소 굵어졌지만, 오늘의 마지막 상영을 멈출 수는 없었다. 그리고 정동진에 오는 이들은 모두 알고 있다. 지금 우리는 비에 젖는 게 아니라 낭만에 젖고 있음을.


촉촉한 보슬비를 친구 삼아 시작된 마지막 상영. 커큐민이 듬뿍 들어간 카레를 아무리 먹어도 쉽사리 끊어낼 수 없는 망각의 굴레 <커큐민>, 함께하면 언제든 소년이 되어버리는 이들의 특별한 기념일 <비비비>, 섭식의 행위와 창작의 행위를 교차하는 긴장과 강박 <소화불량>, 나처럼 이름 세 글자를 가진 사람의 증거 앞에서 묻는 안부 <어느새 부는 바람>, 어린 남매의 산행을 통해 민족지학적 잔흔을 등반하는 시청각 언어의 메아리 <산행>이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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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V는 제27회 정동진독립영화제 작품선정위원으로 참여한 조계영 필앤플랜 대표의 진행으로 문을 열었다. <커큐민>의 박주상 감독과 오민애 배우, <비비비>의 신영준 감독과 정용주, 이희원, 임채훈, 신진영 배우, <소화불량>의 한현지 감독과 임지윤 프로듀서, <어느새 부는 바람>의 박지윤 감독과 한혜지, 권민경 배우, <산행>의 이루리 감독과 이현석, 이은율, 이은성 배우가 참여했다. 차세대 형제 영화인인 은율 은성 남매 배우(특징: 어린이)가 졸음과의 치열한 싸움을 이기고 무대에 오른 데 뜨거운 박수 세례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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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큐민> 박주상 감독은 평소 비가 주는 불편함 때문에 비 내리는 날을 좋아하지 않았는데, 오늘을 기점으로 비 내리는 날마다 그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봐준 관객들의 모습이 생각날 것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어느덧 정동진독립영화제의 베테랑 게스트가 된 오민애 배우는 “비가 와도 우리는 떠나지 않습니다. 우리는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니까요!”라는 경쾌한 멘트와 함께 이것이야말로 정동진독립영화제의 힘일 것임을 이야기했다. <비비비>에서 친구들이 준비한 한상차림의 주인공 진영을 연기한 신진영 배우는 ‘이렇게 완벽한 곳에서 영화를 같이 찍은 사람들과 만나는 기회는 정말 흔치 않을 것’이라며 기쁨을 표했다. <소화불량> 한현지 감독은 정동진독립영화제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화합의 이미지와 <소화불량>이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아 걱정했지만, 달리 생각하면 개인의 방 안에서 나오지 못하는 주인공이 이번 상영을 통해 바깥의 사람들을 만나는 것만 같아 뜻깊기도 하다는 감상을 나눴다. 임지윤 PD 역시 이 영화를 보며 피크닉을 즐기실 수 있을지 걱정했는데 비가 와서 음식을 정리하는 객석을 보며 오히려 좋다고 생각했다는 농담을 전했다. 

이어 <어느새 부는 바람>팀은 관객의 뒷모습에 담긴 감정이 자신에게 전해진 순간을 잊지 못할 것 같다는 박지윤 감독에 이어, 영화의 제목처럼 비가 그치고 어느새 바람이 부는 지금 날씨를 언급하며 이게 삶이 아닐까 생각한다는 한혜지 배우의 멋진 말로 특별한 순간을 장식했다. 세대 통합 <산행>팀은 최연소 게스트 이은성 배우의 “감삼니다” 한마디로 그 모든 소감을 갈음하고 좌중을 휘어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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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스트 인사가 끝나고 곧장 관객 질문과 땡그랑동전상 어필 시간이 이어졌다. <커큐민>의 지숙이 마지막 순간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인지하고 있었는지를 묻는 관객의 질문에는 “아는 동시에 모른다, 자신이 바랐던 것이 무엇인지조차 망각했다가 마지막 순간 기억하게 된 것이라 생각했다”는 박주상 감독의 답변이 돌아왔다.(표현이 다소 모호한 것은, 이 영화가 스포일러에서 보호되길 바라는 마음 때문입니다.) <비비비>에서 진영을 위한 상자 속에 무엇이 들어있었냐는 질문에는 ‘콘돔’이라는 간단명료한, 그러나 예측불허의 답이 찾아왔다. 

마지막 시간이어서일까. 땡그랑동전상에 대한 갈구는 여느 때 못지않게 열정적이었다. ‘영화로 다 보여드렸으니 좋았다면 동전을 주시고 아니면 주지 마세요’ 쿨한 말투와 달리 어느새 꿇린 무릎으로 진심을 전한 <커큐민> 박주상 감독과 그에 응수해 ‘난 할머니가 무릎 꿇지 말랬다’ ‘난 자존심 없다’ ‘내 뛰어나고 천재적인 연기를 보고 싶다면 투전해 달라’를 외치며 쪼그려 앉기와 무릎 꿇기를 시전한 <비비비>팀이 그 시작. 겸손한 한현지 감독을 대신해 ‘쨍하고 해뜰 날 돌아온단다, 땡그랑동전상 받고싶단다’ 개사한 노래를 열창하며 투전을 독려한 <소화불량> 임지윤 PD, “어무쪼록 부탁드려요, 바께스에 동전 좀!” 삼행시를 읊은 <어.부.바.> 한혜지 배우, “제 동생은 복권이라서 긁으려면 동전이 필요해요!”라는 언어의 마술사적 발언으로 마이크를 드랍시킨 <산행> 이은율 배우가 피장파장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올해 마지막 관객과의 대화 대미는 <커큐민> 오민애 배우의 깜짝 제안. 정동진독립영화제에 처음 왔을 때 중독증상을 느낄 정도로 반해 버렸다는 오민애 배우는 “여러분도 매년 여름 절로 정동진 생각이 날 걸요? 지금 비 와서 더 즐겁죠?” 말문을 연 후 ‘비가 오기에 별이 뜬 하늘은 못 보지만 대신 우리가 별이 되자’며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오민애 배우의 진두지휘에 관객 모두 핸드폰 플래쉬를 켜고 ‘별이 지는 하늘, 영화가 뜨는 바다. 우리가 별이다!’를 외치며 반짝거림을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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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정동진독립영화제엔 약 2만 5천여 명의 관객이 함께했다. 지난해보다 1만 명 이상 높은 수치다. 매년 정동초등학교 운동장을 채우는 인파는 고밀도가 되어간다. 지난해, 지지난해 영화제 티셔츠를 입은 관객도 체감상 점차 많아지는 것 같다. 내년을 고대하고 기약하는 사람들이 꾸준히 늘어간다는 의미일 테다. 

이번 해에도 피날레는 어김없이 단체사진 촬영이 차지했다. 정동초등학교 곳곳에 흩어져 있던 관객과 스태프, 상영작 창작자들이 한데 모여 ‘별이 지는 바다, 영화가 뜨는 하늘’을 합창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덧붙인 말은, ‘내년에 또 만나요’. 그건 우리가 목소리를 모아 쓴, 일 년 뒤 여름에게 보내는 사랑 편지. 이듬해 우리에게 전달되어, 우리를 다시 이곳으로 실어나를 가만한 약속. 


내년에 또 만나요!


어쩌다 이 사랑 편지의 추신:

마지막 날 땡그랑동전상 수상작은 <어느새 부는 바람>. 총 2,052개의 동전, 289,990원의 주인공이 되었다. 소감은 한혜지 배우의 <어.부.바.> 삼행시. 

어: 어무튼

부: 정말 감사해요

바: 갑자기 생각하려니까 제가 바보가 돼가지고 정말 감사해요!  

 

 

글 / 김민범 김송요

사진 / 강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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