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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JIFF21_폐막일, 일년 뒤 같은 곳 다시 이 자리에서2019-08-05 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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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회 정동진독립영화제의 마지막 날. 정동진의 무덥지만 느긋한 낮을 즐기고 저녁이 되자, 관객들이 기다리던 영화 상영이 시작되었다. 영화제의 폐막을 장식하는 매력적인 영화들과 관객과의 대화의 장이 준비되었다.

 

 

저녁 8시부터 섹션4의 영화들이 시작되었다. 놈디안 감독의 <엄청난 숙제>에서 엄마 방희와 그의 친구 정미는 아들 웅이를 위해 공원의 댄서 응구에 춤을 배운다. 어설픈 그들의 춤은 웃음을 자아내지만 그 웃음은 단순히 웃음만은 아니다. 관객과의 대화에서 놈디안 감독과 이소라 배우는 서로가 원래 알던 사이라, 감독은 배우 개인의 특성과 성격, 그리고 재미난 부분을 최대한 활용해 인물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소라 배우는 원래 춤을 좋아하는데 춤을 못 추는 역할을 맡게 되었다고 언급했다. 자신의 영화를 큰 화면으로 보니 재밌고 좋았다는 소감 역시 전했다. 김진만 감독의 <춤추는 개구리>에서는 쫀득하고 매끈해 보이는 개구리가 등장한다. 개구리의 일상과 일생을 깊이 들여다보면, 그는 모든 개구리와 연결되어 있다. 귀여운 개구리의 외형과는 달리 독특하고 신비로운 연출이 돋보이는 애니메이션이었다. 박강 감독의 <매몽>에서 경쟁 구도 속 강박에 시달리는 준호는 꿈과 현실의 모호한 경계를 오간다. 관객과의 대화에서 박강 감독과 장유상 배우, 송덕호 배우, 방효린 배우는 꿈과 현실을 연출한 방식에 대한 관객의 질문에 답하며 영화를 준비하던 중에 있었던 에피소드를 전했다. 영화를 만들기 전 감독과 배우들은 깊은 토의를 통해 영화를 명확히 이해하고 촬영할 수 있었다고 한다.

 

 

 

남아름 감독의 <핑크페미>에서는 2010년대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두 세대의 여성이 자신들의 삶의 여정을 함께한 페미니즘을 얘기한다. 어머니와 딸이 주고받는 유쾌하고 진솔한 대화 속에 페미니즘에 대한 고민이 깊이 자리 잡고 있다. 관객과의 대화에서 남아름 감독은 본 영화를 만든지 1년이 된 지금의 본인에 대해 얘기했다. 미투 운동 이후 좀 더 긍정적인 사람이 될 수 있을지 생각했으며, 도망가고 싶다는 엄마의 말에 공감이 가는 시기인 것 같지만, 동시에 본인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뭔지 고민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핑크페미>를 만들 시기에는 핑크페미니즘을 수식할 수 있을지 고민했으나, 이제는 핑크를 좋아하는 것에 당당해졌으며, 어머니를 비롯해 다른 사람들에게 불편한 지점을 더 잘 말할 수 있게 되었다고 밝혔다. 김덕근 감독의 <나의 새라씨>에서 새라, 혹은 정자의 초라하고 처절한 모습은 너무나도 처연하고 연약하며 동시에 단단하다. 관객과의 대화에서 공장 섭외 과정을 묻는 질문에, 김덕근 감독은 학생 영화는 돈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몸을 많이 움직이고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고 답했다. ‘새라라는 이름을 붙인 질문에는, 본명보다 세련되고 싶다는 이유에서 그렇게 이름을 지었다고 전했다. 도축 공장이라는 장소와 관련하여, 도축 일을 하지 않는 사람이 처음 맞닥뜨릴 역겨움이 정자가 현재 자신의 보기 싫은 처지와 잘 연결된다고 생각했다 언급하였다. 오민애 배우는 도축 공장에서 촬영 하는 동안, 그곳에서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의 노고를 보며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깊은 밤 10시가 되자, 올해 정동진독립영화제의 마지막 회차인 섹션5가 시작되었다. 최다니엘 감독의 <쉬는 시간>에서 가람은 알 수 없는 남자의 기분 좋은 노래에 상상의 나래를 편다. 관객과의 대화에서 최다니엘 감독은 영화 속 노래를 들을 수 있는 방법을 묻는 질문에, 음원은 발매하지 않았으나 기회가 된다면 풀 버전을 사운드클라우드나 유튜브에 올리겠다고 답했다. 김은비 배우는 감독과 학교 동기이며, 영화를 찍으면서 즐거웠다는 소감을 전했다. 김혜영 감독의 <소년의 자리>는 자살을 결심한 존재의 절망과 위로를 따뜻하게 그린다. 인물들은 받는 게 아닌 주는 행위로 서로를 위로한다. 관객과의 대화에서 한 관객은 온전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많은 도움이 필요하고,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존재한다는 걸 생각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김혜영 감독은 갈등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을 묻는 질문에, 갈등은 누군가가 자기가 원하는 것을 욕망하는 데서 시작하고, 무언가를 주면서도 갈등이 해소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유영주 감독의 <안느 체크소위코프와 일곱 편의 영화들>은 독특한 형식미를 보여주며 한 영화인에 대한 영원한 기억을 직조해낸다. 관객과의 대화에서 한 관객은 본 작품이 우주를 넘어선 다른 차원의 영화였다고 소감을 전했다. 유영주 감독은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를 묻는 질문에, 반수를 했다가 떨어진 날에 영화 제작을 결심했다고 답했다. 그날 속상하기도 하고 분하기도 한 감정이 뭉쳐져 갑자기 의욕이 넘쳐 영화를 만들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혼자 만든 영화임에, 영화제에 공모하며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연락이 와서 놀랐고 감사하다고 전했다.

 

 

루돌프 한 감독의 <왜냐하면 오늘 사랑니를 뽑았잖아요>는 특별한 일을 해야만, 엄청난 성취를 이뤄야만 인정을 받고 위로 받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모두가 보통의 일이라 하지만, 내게만은 특별하고 거대한 일을 경험할 때도 우리는 위로받고 싶다. 관객과의 대화에서 루돌프 한 감독은 주인공이 스스로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힘의 원천을 묻는 질문에 주인공의 행위는 단순히 사랑니 발치 때문은 아니었을 것이라 대답했다. 마지막 작품인 이덕찬 감독의 <레오>에서 은애는 가장 소중한 것을 포기하려 한다. 관객과의 대화에서 장준휘 배우는 영화에서처럼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경험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주인공이 오래 음악을 한 것처럼 연기를 했다가 한 때 중단한 적이 있었다고, 하지만 다시 연기를 되찾아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기회가 된다면 내년에도 정동진 모기들에게 헌혈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종 상영이 종료된 이후 모두 스크린 앞으로 모여 기념사진을 촬영하였다.

 

 

 

폐막일 영예의 땡그랑동전상 수상작으로는 총 동전개수 1,516, 총 상금 187,760원으로 <안느 체크소위코프와 일곱편의 영화들>이 선정되었다. 이를 끝으로, 21회 정동진독립영화제의 마지막 날이 저물었다.

 

 

내년에 또 만나요!

 

/ 고은진

사진 / 이훈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