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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JIFF21_꿈과 현실의 모호한 경계, <매몽> 인터뷰2019-08-05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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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회 정동진독립영화제의 마지막 날. 오후 2시, 오늘 상영되는 영화 <매몽>의 박강 감독, 송덕호 배우, 방효린 배우와의 인터뷰 자리를 마련하였다.

 

 

 

Q. 정동진에 온 소감은?


A.  (송덕호) 어제 둘째 날부터 정동진독립영화제에 머무르고 있다. 본 영화제에서 울컥하는 지점이 많았다. 영화관에 가면 영화에 혼자 빠져서 집중하는데,정동진독립영화제에서는 모두가 영화를 함께 즐기는 축제 분위기라 색다르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영화가 끝나면 관객들이 박수를 치는데, 그 영화의 감독이 부럽다. 연출자로서 정동진에 꼭 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강) 그저께 개막일부터 정동진독립영화제에 왔다. 처음 왔는데도 불구하고, 낭만적이다. 영화를 공부하고 만들다보니 영화를 정작 즐기지를 못한다는 생각이 들곤 하는데, 이번에 정동진독립영화제를 경험하면서 ‘이런 방식으로도 관객과 교류할 수 있겠구나’하고 느꼈다. 신선한 경험이다.

 

(방효린) 오늘 왔다. 강릉에 유명한 카페를 방문했는데, 정동진독립영화제 굿즈가 많이 있었다. 엽서와 포스터가 아기자기하게 예뻤다. 이곳을 소개하는 낭만적인 글이 인상 깊어서 정동진에 왔는데, 정말 예쁘다. 이따가 바다도 가볼 생각이다.

 

 

 

Q. 관객들을 위해, 영화 <매몽>의 소개를 부탁드린다.


A. 이기고 싶어 하는 경쟁 관계 속, 수영부 준호가 강박을 느낀다. 그런 준호가 악몽과 현실을 오간다. 준호가 꿈을 파는 행위를 맞닥트리면서 고민하게 되는 상태를 보여주는 영화이다. 

 

 

Q. 꿈을 사고판다는 것은 삼국유사의 매몽 설화와 맞닿는다. 이 전통 설화를 현대 시대로 옮겨, 경쟁이라는 소재와 접목하여 영화로 담아낸 것 같다. 꿈을 사고파는 행위와 경쟁의식을 주제로 선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A. 매몽 설화를 처음부터 염두에 두고 영화를 시작하지는 않았다. ‘꿈 파는 이야기를 어떻게 쓸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 이야기의 인물을 누구로 설정해야 할지에서부터 하나씩 하나씩 발전시켰다. 성인이 되지 못해, 유혹이 쉬이 도달할 수 있는 미성숙한 인물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학생을 인물로 설정하였다. 학생이 꿈을 사고파는 행위를 어떤 이야기에서 진행할지를 생각하니, 학교 내 경쟁 사회가 딱 떠올랐다. 운과, 이와 동떨어져 보이는 학업 체계가 붙을 때의 미묘한 충돌을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Q. 경쟁 구도를 그릴 수 있는 스포츠는 다양하다. 그 중 수영을 고른 이유가 있는가?


A. 운동부가 뭘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할 때, 일단 구기 종목이 떠올랐다. 한편으로는 개인 대 개인인 종목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염두에 둔 것이 육상, 수영, 격투기였다. 원래는 시간으로 기록을 경쟁하는 종목은 배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기록은 본래 절대적인이나, 실제 기록을 하는 경기장 안에서는 옆에 있는 사람과의 상대적 싸움이기 때문에 기록 경쟁 종목을 채택하였다. 개인적으로 수영도 했었고, 물의 이미지를 통해 현실과 꿈을 왔다 갔다 하는 흐름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도 수영을 선택한 동기가 되었다.

 

 

 

Q. 철우의 ‘나 간다’는 대사가 인상적이다. 그 대사에서처럼, 철우의 저의가 의심스럽다. 준호와 경쟁하는 동시에, 준호에게 보약을 먹인다. 철우가 준호에게 보이는 양가적 태도 속 감정은 무엇인가?


A. 연기할 때 감정이라는 단어를 잘 쓰지 않는다. 철우는 준호를 괴롭히고 헷갈리게 해야 하는 기능적인 역할이다. 준호를 거슬리게 해 얄미움을 사는 데 중점을 두었다. 양가적 태도 속에서 어떻게 최대한 중립을 지킬지를 고민했다. 일차원적인 악당보다 헷갈리는 인물을 구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준호의 가까운 친구이면서 심적으로 괴롭힘을 주는, 중립적 상태를 고민했다.

 

 

 

Q. 선미 캐릭터는 잠자는 사람을 습격해 악몽을 꾸게 하는 몽마에 대한 비유 같기도 하다. 선미는 현실과 꿈 양쪽 세계에서, 꿈꾸는 주체를 불길하게 응시한다.


A. 몽마에 대한 설정은 처음 듣지만, 비슷한 기능인 것 같다. 선미의 캐릭터를 확실하게 상정해 두지는 않았다. 관객이 확장하여 해석할 수 있게끔 영화를 만들었다. 철우 캐릭터도 이와 비슷하게 친구이자 경쟁자이다. 캐릭터들이 두 쪽을 가지기를 바랐다. 그 두 쪽을 가르는 기준을 준호가 세우는 것이다.

 

 

 

Q. 개구리의 비린 맛, 사탕 굴리는 소리, 피와 침의 연결 등을 통해 현실과 꿈의 경계를 모호하게 한다. 이러한 감각적 표현에 유의하여 만들었나?


A. 그런 쪽에 재미를 느낀다. 기승전결을 꽉 채우는 내러티브보다는 이미지의 충돌, 신 충돌을 어떻게 만들어 쓸 것인지를 중시한다. 그 충돌이 목적을 설정하고 작용한다기보다는, 뒤섞이면서 관객 스스로가 화학작용을 일으킬 거라 생각하고 영화를 만든다. 이런 표현들은 직설적이지만, 내러티브 안에서 정확하게 박히지 않아 모호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미지의 연결을 박아놓았다. 이미지의 연결들로 넘어가며, 꿈과 현실을 왔다 갔다 하다가 뒤에서는 결국 꿈인지 현실인지 모를 상태까지 가야 하는 영화를 직조했다. 그렇기에 이미지와 신들이 충돌하는 작용을 영화 앞에서부터 조금씩 삽입해 쌓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충돌 지점을 집어 줘야 하지 않겠냐는 코멘트를 많이 들었다. 개구리 비린내에 대한 얘기를 하고 보약을 먹이는데,  그 보약이 ‘개구리 즙’임을 집어줘야 알지 않겠느냐 하는 얘기였다. 하지만 그걸 또 집어주기는 또 싫은 성격이다. 얘기하다보니 내 취향을 기준으로 만든 영화다.

 

 

 

Q. 오늘 땡그랑동전상 수상을 기대하시는지?


A. 기대를 하고 있지는 않다. 지금까지 정동진독립영화제에 와보진 못했지만 영화제의 성격은 익히 들어왔다. 배급사로부터 정동진독립영화제에서 <매몽>이 상영된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신기했다. 관객 분들이 어떻게 봐주실지 궁금하다.

 

 

글/ 고은진

사진/ 이훈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