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데일리

제목JIFF21_<나는보리> 김진유 감독, 곽진석 배우, 허지나 배우 인터뷰2019-08-04 22:53
작성자

여러 영화제의 사랑을 받은 작품 <나는보리>가 제21회 정동진독립영화제를 찾았다. 2일차 땡그랑동전상의 수상작이기도 한 <나는보리>의 김진유 감독(이하 김), 곽진석 배우(이하 곽), 허지나 배우(이하 허)를 한 자리에서 만나보았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 <나는보리>의 연출을 맡은 김진유다.

: 보리 아빠 역할을 맡은 곽진석이다.

: 보리 엄마 역할의 허지나다.

 

Q. <나는보리>라는 작품에 대해 설명 부탁드린다.

: 11살 소녀 보리의 이야기다. 가족 중 유일하게 들을 수 있는 사람인, 보리의 소외감을 다룬 영화다.

 

 

 

Q. <나는보리>의 제목이 띄어쓰기가 되어있지 않다. 제목이 붙어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 3가지의 중의적인 의미가 있다. 먼저, 주인공의 이름이 보리라는 의미고, 두 번째는 보리가 난다'는 의미다. 성장하고 있는 보리를 말하고 싶었다. 세 번째 의미는 나를 본다는 의미다. 사실 지금의 영화 영문 제목은 Bori 인데 이전은 I see 였다. ‘안다, 알겠다라는 의미로 I see로 지었는데 그렇게 보여지지 않는다는 지인들의 말에 작년 부산국제영화제 때 Bori로 수정하게 되었다.

 

Q. 로케이션이 모두 강원도와 강릉에서 이루어졌는데 공간과 관련해 특별하게 담고 싶었던 이야기나 분위기가 있었나.  

: 실제 강릉 주문진에서 나고 자랐다. 어렸을 때의 기억으로 시나리오를 썼다. 내가 상상하면서 자세하게 사용할 수 있는 공간 또한 강릉, 주문진이었다.

 

Q. 잔잔하고 따뜻한 분위기의 영화다. 이런 분위기가 인위적으로 만들어질 경우에, 보는 관객이 가짜인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그런데 <나는보리>같은 경우에 자연스럽게, 따뜻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연출도 연기도 이런 분위기를 어떻게 형성할 수 있었나.

: 자연스러운 분위기는 두 배우(곽진석, 허지나)가 만들어줬다. 연기를 처음 하는 친구들도 있었는데 두 배우가 경험자로서 함께 고민해줬다.

: 시나리오대로 했다. 뭘 해야지라는 생각은 크게 없었다. 그냥 감독님과 얘기한대로 꾸밈없이 연기했다.

: 감독님이 따뜻한 사람이라 그렇다. 현장 자체가 따뜻했다. 촬영 당시의 날씨도 물론 좋았지만, 감독님이 현장 분위기 자체를 여유롭게 만들어줬다. 추가 촬영날에도 모두 모여 물놀이를 갈만큼 영화를 찍는 모두가 같이 있는 걸 좋아했다. 결국 따뜻한 사람들이 따뜻한 영화를 만들었다.

 

 

 

Q. 수어도 그렇고 감정이나 눈 연기가 중요한 영화다. 연기할 때 신경 썼던 부분이 있나. 

: 가족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허지나 배우가 해주었다. 허지나 배우는 준비를 굉장히 많이 하는 배우다. 내가 놓치는 걸 다 체크해서 개인적으로도 도움을 많이 받는다. 아무래도 우리 둘은 부부니까 호흡에 있어서 시간적인 제약을 극복할 수 있었다. 실제 부부가 아니었다면, 연습이나 스케줄을 잘 맞추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종일 회의를 할 수 있었다. 밥 먹으면서 ‘TV 프로그램을 뭐로 할까?’ 이런 고민이 들면 바로 감독에게 전화했다. ‘코미디로 하면 좋겠다고 답을 받고 런닝맨이 좋을까?’ ‘무한도전이 좋을까?’부터 유재석으로 하자’, ‘특징을 안경으로 잡자등 영화의 디테일을 세세하게 잡을 수 있었다.

: 자연스러운 영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영화의 결 속에서 튀지 않도록 노력했다.

 

Q. 개인적으로 보리와 아빠의 낚시 신이 인상 깊었다. 이 장면을 찍을 때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연기를 했는지 궁금하다.

: 첫 촬영이었고 영화 속 모든 낚시 신을 그 날 다 찍었다. 촬영 전날에 숙소에 묵으면서 촬영 준비를 했는데. 대사가 정말 길어서 계속 외우고, 자연스럽게 말하려고 노력하고, 연습을 엄청 했다.

: 곽진석 배우한테 끝까지 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했다.

: 감독님이 최상의 연기가 나올 때까지 충분히 기다려줬다. 나뿐만 아니라 아역배우들의 연기에 있어서도 아이들의 시작점이나 감정을 항상 염두에 둔다. 이렇듯, 감독님이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주고 꾸준히 기다려줘서 만족스럽게 나온 것 같다. 나의 것 이상으로.

 

 

 

 

Q. 실제 부부라고 알고 있는데, 극 중에서도 부부로 연기를 한다. 카메라에 담긴 본인들의 모습은 어떤 느낌이었나.

: 재밌었다. 우리 부부는 평소에 동적인 모습을 가진 사람들인데 영화에서는 조금 더 정적으로 감싸 안는다. 우리가 가지고 또 다른 면들을 볼 수 있었다.

: 나도 재밌었다. 우리의 모습을 마주하면서 또 다른 면모를 발견한다는 게 좋았다. 실제 부부가 부부 역할로 화면에 나온다는 경험이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 같아서 더 뜻깊었다.

 

Q. 부산국제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 등 여러 영화제들을 돌고 돌아 이곳에 왔다. 야외에서 본 <나는보리>는 어땠나.

: 어제 상영을 다 마치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여기 정동진 독립영화제를 오려고 이렇게 달려오지 않았나 싶었다. GV때도 말했지만 이곳이 꿈이었다. 만약 칸 영화제에 갔어도, 이 감흥이 느껴지지 않을 것 같다. 너무 좋았고 아직도 여운이 크다.

: 부산국제영화제를 포함한 다른 영화제는 상영관 안에서 늘 조용하게 보는 분위기다. 물론 분위기는 좋지만. 정동진독립영화제에 오기 전,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에서 상영을 한 적이 있다. 그때 영화에 출연하신 실제 강릉 주문진 동네 분들이 모두 오셨다. ‘너 나온다’ ‘너다!’ 이러면서 다 같이 드라마 보듯 영화를 봤다. 여기 정동진이 그것의 확장판이었다. 사람들 소리가 더 크고, 다 같이 깔깔 웃고. 야외에서 영화를 볼 때의 그 느낌은 극장에서 느낄 수 없는 재미다. 리액션이 더 재밌지 않나.

: 이 공간 자체가 사람을 솔직하게 만든다. 돗자리 펴놓고 보면서 자기도 하고, 집중해서 보기도 한다. , 마음의 소리가 밖으로 나오는 특이성이 이곳엔 있다. 그러다보니 실시간 댓글을 직접 마주하는 느낌이다.

 

Q. <나는보리>와 관련된 뒷이야기가 궁금하다.

: 김진유 감독을 처음 만난 건 2008년 때 정동진독립영화제에서다. 22, 23살의 젊은 아이가 자원활동가로 일하고 있었다. 근데 그 친구가 올 때마다 일을 하고 있더라. 몇 해가 지나니 기록팀장을 하고 있고, 또 다른 걸 하고 있고. 그러다 단편 <높이뛰기>를 만들었다고 하더라. 이런 성장하는 모습을 계속해서 보았는데 장편 시나리오도 쓰고, 내 감독님까지 되었다.

: 촬영 한 달 반 전에 배우를 정해야했는데 내가 마음을 정하고 곽진석 배우에게 전화를 하니 너 미쳤어? 다시 한 번 생각해봐!’ 라는 답이 돌아왔다. 이미 굳게 정했기 때문에 문자로 마음을 정했다고 다시 한 번 보냈다. 그러자 다음날에 하겠다고 연락이 왔다.

 

Q.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나는보리>로 한국영화감독조합상을 받았다. 당시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힘들게 영화를 만들었고, 앞으로도 영화를 계속 해야 할까 고민했는데 상을 받아서 영화를 계속할 수 있게 될 힘이 되었다고 말했다. 어제는 땡그랑동전상을 받았는데 감독 본인에게 이번 또 한 번의 수상은 어떤 의미로 다가왔나?

: 그때는 영화를 만들고 부산국제영화제에 가긴 했지만 영화를 또 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생각이 많았다. 프로듀서도 없고.

: 감독님이 영화제에서 자기 작품 상영하는 것도 오롯이 즐겨야 하는데, 자꾸 할 일이 많아서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일만 하고 있었다. 본인이 직접 엽서를 만들어 돌리고, 포스터 만들어서 붙이러 다니고.

: 매년 오는 이 공간, 정동진독립영화제에서 상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남달랐다.

 

Q. 감독님의 이전 연출작, <높이뛰기> 역시 2014년에 정동진독립영화제에서 상영했다. <나는보리>와 마찬가지로 가족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인상적이었는데, 앞으로도 계속 가족에 대한 주제로 영화를 만들지, 아니면 다른 주제에 관심이 있는지 궁금하다.

: 시나리오를 두 작품 쓰는 중인데, 둘 다 멜로 장르다.

 

 

 

 

 

Q. 마지막으로 정동진독립영화제와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

: 가장 먼저 정동진독립영화제의 박광수 집행위원장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마이크 없이 영화제를 진행할 때부터 봐왔는데 오랜 시간 영화제를 이끌어줘서 고맙다. 그리고 영화가 마지막 섹션으로 늦은 시간까지 상영을 했는데 마지막까지 남아서 GV까지 들어주신 관객들에게 감사하다. 덕분에 개봉을 앞둔 배우, 감독으로서 큰 힘이 되고 영화에 대한 확신이 들었다.

: <나는보리>를 본 관객들이 내게 찾아와서 다른 영화제에서 보고, 또 본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준다. 이런 말을 들으니 <나는보리>가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 본 사람은 없다 이런 느낌을 준다고 생각한다. 다시 보러 와주신 분들에게 고맙다. 개봉해도 와서 봐주실 것 같다.

: 개봉하면 더 관심을 가지고 응원해주시면 좋겠다.

 

 

 

/ 고은진 김지원 김하경

사진/ 이훈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