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가는 길 Coming To You

변규리 | 다큐멘터리 | 2021 | 92분46초 | 컬러 | DCP

 

시놉시스

여성으로 성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자부하는 34년 차 소방공무원 나비, 어느 날 자식인 한결에게 ‘엄마, 나 가슴 절제하고 싶어.’라며 커밍아웃 받는다. 한편, 28년 차 항공승무원이자 워킹맘 비비안은 ‘엄마, 저 게이예요.’라고 시작하는 아들 예준의 편지에 눈물을 흘린다. 자식들이 직장을 잡고, 남들처럼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면 더 바랄 게 없다고 생각했던 그녀들에게 커밍아웃은 예상치 못했던 고통이자 인생의 도전이다. ‘성소수자’라는 단어조차도 살면서 처음 들어본 나비와 비비안에게 한결과 예준은 본인들이 마주한 다양한 문제들을 끊임없이 털어놓기 시작한다. ‘길에서 돌에 맞아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세상', ‘믿었던 사람들에게 오히려 더 큰 상처를 받는 상황' 속에서도 나비와 비비안은 온몸으로 현실에 부딪히며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꾸려낸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2021년,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가 만연한 지금, 우리는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연출의도

어느 날, 성소수자 인권활동가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자신의 퀴어 친구 A가 자살했다고 했다. 전화기 너머로 그의 눈물이 느껴졌다. 자살한 친구 A는 퀴어 커뮤니티 바깥세상에선 커밍아웃하지 않는 철저한 클로짓이었다. 인권활동가 친구는 부조금 봉투에 ‘성소수자’라는 단어가 포함된 자신의 단체 이름을 봉투에 적어야 하는지 주저했다고 한다. A가 퀴어인지 몰랐던 A의 부모님께 고통을 드리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 했다. 성소수자를 향한 차가운 말과 따가운 시선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을 선택한 A의 영정 앞에서, 인권활동가 친구도 자신의 정체성을 숨겼다. A의 부모는 자식의 죽음을 평생 알지 못할 것이다. 사랑하는 아이가 왜 죽었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없는 부모의 인생이란 어떤 모습일까? 이해할 수 없는 죽음을 안고 남겨진 삶을 이어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복잡한 마음이 채 정리되지 않던 어느 날, 성소수자 부모모임을 만나게 되었다. 아주 자연스럽게 이분들의 이야기에 스며들었다. 누군가의 엄마가 되어 본 적이 없기에 성소수자 자식을 둔 부모의 경험을 온전하게 공감하지 못할 때도 있었다. 그러나 부모모임 분들은 깨지고 쓰러질지언정 버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가 서로에게 단단한 그물이 되어 함께 서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나의 카메라가 성소수자 당사자와 그들의 부모 사이에서 서로를 이어주는 또 다른 작은 통로가 되길 바란다. 커밍아웃을 계기로 서로가 한 번 더 성장하는 영화이길 바란다. 더 이상 그 어떤 누구도 자신의 존재를 이유로 상처받지 않는 세상이 찾아오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을 영화를 통해 전하고 싶다.

스탭 & 캐스팅

출연: 나비(정은애), 비비안(강선화), 이한결(봉레오), 정예준, 곽인선, 남성준, 지미(정동렬), 성소수자 부모모임
PD: 이혁상, 조소나

필모그래피

변규리 Gyuri BYUN
2021 <너에게 가는 길>
2017 <Play On>

수상 및 상영

2021 제23회 정동진독립영화제
2021 썸머 프라이드 시네마, 개막작
2021 제3회 서울여성독립영화제
2021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 심사위원 특별언급, 다큐멘터리상